냉장고 안의 삶



학교 앞 맛집 탐방… 을 가장한 덕덕 먹었습니다

매운 음식이 먹고 싶어서 후왕후왕 울었을 적에, 구세주 같이 나타난 분이 계셨으니, 그 이름하여 끊일 듯 끊일 듯 끊어지지 않는 비슷한 취향이신 양민님!(박수!)

실은 매운 거라고 하면 무교동 낙지를 생각했었는데, 애인님 쫄래쫄래 따라갔었던 지라 종로 어디쯤에서 이렇게~ 약간 돌아서 어떻게 했더니 나왔던 기억만 있고 정확히 어디인지 기억에 없어서 먹으러 가잘 수도 없고-_-;
양민이 강력 추천한 곳은 쭈꾸미 집이라, 딱 쭈꾸미 철이기도 하고, 쭈꾸미 먹으러 가는 김에 양민의 학교 앞 맛집 탐방 코스까지 다 돌고 오기로 해서 점심부터 모였습니다.

저녁에 매운 것을 먹을 작정이므로, 일단 점심엔 그윽하게(…) 샤브샤브로 시작했어요.

[갓 나온 샤브샤브]
[고, 고기님!!]
[먹을 준비 완★료★]

이렇게 붉고 아름다운 고기님이 나왔는데 두 자취생은 야채를 더 많이 먹어치워서 고기가 남는 기현상이…!
보통 고기가 일찍 없어지고 야채가 마지막까지 남는 것이 기본인데, 거꾸로라니!
둘 다 혼자 사는 자취생이라는 걸 생각해봤을 때, 고기는 이렇게 나올 때 먹을 수 있지만 야채는 1인분 사기에는 너무 많아서, 만약 산다고 해도 남기 일쑤라 자주 사지 않기 때문에 채소분이 부족한 게 아닐까… 그런 애매하고 별 신용이 가지 않는 결론을 내고, 그냥 열심히 먹었습니다.
고기와 야채를 몽땅 먹고 나서, 칼국수는 아니고 죽을 먹었는데, 먹기 전에 찍는 걸 깜빡.


점심과 저녁 사이엔 디저트 타임.
앞의 카페로 들어가서 와플과 페퍼민트 차, 그리고 카페 라떼를 시켰어요.

하지만 역시 먹기 전에 찍는 걸 깜빡하고 남은 것은 다 먹고 난 잔해^-^
처음에 먹은 것이 블루베리 와플이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블루베리가 그 어쩐지 약이나 사탕 같아 보이는 색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상큼하고 맛나서 깜짝 놀랐어요.
색이 무서울 정도로 파란, 보라색.

사실 이 때의 와플은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도 잘 모르겠고 오로지 덕덕더걷거더ㅓㄷ거덕덕덕스러운 대화만 계속해서 기억만 나네요. 으하하. 덕분에 발려서 SD 동인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때의 대화가 얼마나 활기를 띄고 있었는지 짐작이 가지요. 양민 이 무서운 아이…!!



그리고 대망의 저녁, 쭈꾸미! 쭈☆꾸☆미!
근처에 갔는데도 매운 냄새가 짜한 게 막 그 때부터 입가에 침이 고이고 하닥하닥.
[메인, 쭈꾸미]

시키자마자 그다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왔습니다.
양념 때깔부터 틀리다-ㅠ-!

[메인, 콩나물국]

원래 매운 거 먹을 때 차가운 콩나물국은 진리.
쭈꾸미가 매우니까 너무 오래 씹지 않고 쫄깃쫄깃한 맛만 딱 즐기고 꼴딱 넘어가네요. 생각만 해도 침이 다시 질질.
양민의 말에 의하면 예전보다 매운 말이 좀 덜해졌다고 하는데, 그런 마이너 할 정도로 매운 맛이 대학교 앞에…?-_-;
더 매웠을 쭈꾸미도 아쉽긴 했지만 역시 그런 집이 대학교 앞이라니 쪼끔 미묘하죠.

여기서도 물론 또 이 양념으로 밥을 비벼 먹었지만, 매워 헥헥하면서 퍼먹는 데 바빠 찍지 못했습니다. 원래 먹고 나서 생각나는 것이 사진.

이렇게 먹고 나니 뱃속이 욱신욱신해서 아까 그 카페 가서 또 와플 등등을 먹고, 역시 사진은 생략하고(…), 단 것을 먹고 나니 행복하고 푸진 기분으로 먹부림을 끝냈다는 이야기.


덧글

  • lain 2009/05/05 20:55 # 답글

    이것저것 음식을 정ㅋ벅ㅋ...
  • 파김치 2009/05/06 10:13 #

    lain님, 이것이 말로만 듣던 정ㅋ벅ㅋ인가요..(.....)
  • 크르 2009/05/05 21:20 # 답글

    우와아아아아앙ㅠㅠㅠ먹고싶은 사진들 밖에 없군요ㅠㅠ 요즘은 무언가를 먹고 싶어도 같이 먹으러 갈 사람이 없어서 큰일입니다ㅠㅠ
  • 파김치 2009/05/06 10:13 #

    크르님, 저도 저 매운 것이 먹고 싶은데,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 은근히 없어서 찾아 헤맸답니다ㅠㅠ
  • 제갈량민 2009/05/05 23:21 # 답글

    으흐흐... 또 먹자, 또 먹자. 덕 대화는 언제나 즐거운 거에요. 나, 무서운 아이? ㅋㅋㅋ 아, 나도 올려야 하는데. 트랙백 걸고 나도 사진 올릴까...
  • 파김치 2009/05/06 10:14 #

    양민, 그나마 먹고 나서야 생각나는 나와 달리 너는 일찍부터 예쁘게 잘 찍었잖늬! 올려라!
    …라고 해도 생각해보니 사서 염장 당하는 기분.;
  • 희정 2009/05/05 23:34 # 답글

    오오.. 저도 오늘 나름 외식을 하지 않았다면 이 시각에 뿜뿌질 당할뻔 했습니다. 으하하.
  • 파김치 2009/05/06 10:15 #

    희정님, 아잉 아까워라.(웃음)
    새삼 사진들 보니까 맛이며 그 때 분위기가 생각나서 저야말로 뽐뿌당하고 있습니다ㅠ
  • 정운 2009/05/06 01:27 # 답글

    아- 새벽에 샤브와 쭈꾸미를 보니..ㅜㅜ....ㅜㅜ...
  • 파김치 2009/05/06 10:15 #

    정운님, 으허허 그저 울지요. 저도 잘 먹었습니다! 가 아니라 꽤 된 사진이라 그런지 또 먹고 싶어지네요.
  • Dolce 2009/05/06 14:10 # 답글

    요즘 지갑이 든든한가보다!??!?!? 앙!?!?
  • 파김치 2009/05/06 21:11 #

    돌쓰, 이거 하루로 거지됐다규! 낄낄.
  • 물꿈 2009/05/06 21:39 # 답글

    아니, 자고로 자취생의 로망은 고기가 아니던가요!
    그리고 은근히 학교 주변에 못견디게 매운 음식점들이 종종 있더군요.
    사실 중독성이 있잖아요. 그거.
  • 파김치 2009/05/07 10:59 #

    물꿈님, 자취인의 로망이다 보니 자주 먹게 되나봐요. 생각해보면 최근엔 야채가 비싸서 선뜻 산 적도 없고…(훌쩍훌쩍)
    매운 맛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죠. 사진 보다보니 또 먹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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