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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이 히사시◀와
아카기 타케노리▷의 이야기입니다.
여성향 주의하세요.
아카기 타케노리▷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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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미쯔이에게 쏠렸다.
그것도, 무슨 오해가 있군요, 하는 시선이 아니다. 그랬습니까? 그런 사람이었습니까? 하는 시선이다.
뒤의 농구부원들만 그렇게 따가운 시선이냐고 하면, 아니다. 앞의 두 매니저 시선도 충분히 따갑다. 하루코는 여전히 대답을 기다리고 있고, 심지어 아야코는 대놓고 이 사람들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 하는 얼굴이다.
미쯔이는 턱, 하고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끼면서 내뱉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리고 문득 주위를 돌아보고 일일이 삿대질을 하며 버럭 화를 낸다.
「그 시선이 아니야! 어디서 농담을 하느냐는 시선이어야지!」
아주 주의 깊게 듣던 쿠와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예를 들면요?」
「그렇지, 예를 들면… 이건 마치 아이돌 가수나 여배우가 열애설 났을 때의 얼굴들이잖아. 이때는 아니 스맙의 리다가 마약을 했다고? 하는 얼굴을 해야지!
…라고 할까, 예를 들다니 무슨 소리야!」
용감한 쿠와타의 머리를 사정없이 쥐어박은 미쯔이는 씩씩대면서 도시락 통을 하루코에게 내밀었다.
「너희들이 생각하는 게 아냐!」
하루코는 약간 떨면서 도시락을 받았다. 그리고 무언가를 생각한 듯 입술을 꼭 깨물었다가 미쯔이를 향해 물었다.
「그, 그럼…」
이제 오해가 풀리는 건가.
아카기 이 자식,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단단히 따져줄 테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하루코의 착각 때문이라는 것을 미쯔이도 짐작하고 있었다. 아카기가 연인이니 하는 달콤한 말을 입에 담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하루코를 말리지 못한 것은 역시 아카기 책임이니까, 하고 미쯔이는 정신적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저, 오빠의 짝사랑…인가요?」
「푸헙!」
「하?」
순간 체육관 전체가 기묘한 신음 소리로 가득 찼다.
미쯔이는 그저 당황해서 입을 딱 벌리고 하루코를 바라보았다. 욕을 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말투는 냉정하게 받아쳐 줄 수 있지만, 이런 천연계의 헤롱헤롱한 착각은 도무지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다. 어어 하는 사이에 휘몰리면 이런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만다.
심지어 아카기가 짝사랑이라니, 거기다가 짝사랑 상대가 바로… 자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아, 미쯔이 선배, 얼굴 빨개졌다」
이번에도 또 쿠와타가 눈치 없이 참견해온다.
홱 몸을 돌려 쿠와타를 있는 힘껏 노려봐 주고, 미쯔이는 그대로 체육관에서 도망 나와 버렸다.
어디로 멀리멀리 사라져버리고 싶지만, 바스켓 차림으로는 너무 눈에 뜨인다.
미쯔이는 냉정하게 탈주를 생각해 보았다가 역시 단념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참을 으슥한 곳을 서성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시작종이 울린 뒤에야 체육관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이미 교실로 뿔뿔이 흩어진 뒤다.
「다행이다…」
예전엔 어떤 시선이라도 맞받아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아예 다르다. 하루코부터 시작해서 다들 어째서 정말요? 하는 눈빛인 거야?
솔직히 누구라도 있었으면 정말 못 견뎠을 거라고 생각하며 미쯔이는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여유롭게 교실로 향했다.
쇼호쿠는 비교적 교풍이 자유로운 편이라, 자율학습을 하는 수업도 많아서, 쉬는 시간이 아닌 수업 시간에도 간간히 학생들이 복도를 오간다.
애초에 출석 일수조차 간당간당한 미쯔이는 자유로운 교풍이라든가 수업 시간에도 빈둥거리는 녀석들이 있다든가 하는 것에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따라 유난히 뭔가… 그 빈둥거리는 녀석들이 심하게 많지 않은가 싶다. 게다가 묘하게 시선이 자신에게 꽂혀오는 기분이라 눈에 힘을 주고 휙 돌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선은 모두 거두어진다.
미쯔이는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을 안고서도 자기가 너무 자의식 과잉인 건가 싶어 무심코 미간을 찌푸렸다.
교실에 들어가자 시선이 역시 꽂혀온다.
「미쯔이 군? 부활동도 좋지만 시간에도 신경 쓰도록 해요」
고문의 날카로운 지적이 바로 날아왔지만, 오히려 평소 그대로인 그녀의 목소리에 안심이 되었다.
미쯔이는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디폴트 자세인, 책상 위에 엎드려 자기 자세로 전환.
「…말야, 사귀…」
「거짓… 말도…」
「도시락… 」
「… 말이…」
옆자리가 시끄럽다. 소리를 죽여 소곤대는 목소리가 끊일 듯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어서, 졸고 있던 미쯔이는 그 소리에 잠이 반쯤 깼다.
책상 위에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고개만 옆으로 돌려 소곤대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붙어 앉아 서로 귀엣말을 주고받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시야에 들어온다. 미쯔이도 그렇고 이 둘도 맨 뒤에 앉아있어 선생의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 떠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그 남학생이 문득 미쯔이에게 시선을 주다 미쯔이와 눈이 마주쳤다.
지금에야 농구부로 돌아가 다시는 싸움을 하지 않고 있지만, 어차피 그것은 미쯔이 마음 속의 다짐이고,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무서운 사람 = 깡패 = 미쯔이로 학습 당한 남학생은 물론 그런 다짐을 전혀 모른다.
그런 왕년의 깡패 미쯔이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그것도 자기 쪽에서 힐끔거리다가.
놀란 남학생은 의자가 덜컹 뒤로 밀릴 정도로 당황했고, 그 소동에 여학생도 미쯔이를 돌아보았다.
미쯔이의 찌푸린 눈과 마주한 여학생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까딱 숙여 인사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그다지 화낼 마음도 들지 않았다.
미쯔이는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돌려 창가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다시 잠들 태세를 취했다.
눈을 감고, 피곤에 밀려 옅게 잠이 내려앉은 혼몽함 속에서 간신히 그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얼굴이 아니다. 표정이었다.
호기심이 어려 눈과 눈동자가 동시에 커져서 동그랗게 변하고, 입가가 풀리는 하이텐션 표정.
아까부터 다들 그런 얼굴로 자신을 보던 것까지 기억해내 분석한 미쯔이는, 자신의 천재성에 만족하고 희미하게 미소를 띠며 잠이 들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코구레가 찾아왔다. 여전히 미쯔이는 얼굴을 팔 사이에 묻고 달게 자고 있었다.
「미쯔이!」
등에 손을 얹고 가만히 흔들자 잠결인지 무심결에 우웅, 하고 목을 울리고만 만다. 그 목소리가 생각 외로 귀여워서 코구레는 무심코 빙긋 웃었다. 짧게 자른 포슬포슬한 머리가 어느 결에 또 자라서 만지면 만지는 대로 제법 결을 타고 넘어간다.
흐뭇하게 미쯔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코구레는 문득 다시 자신이 왜 온 것인지 목적을 생각하고 아까보다 조금 더 세게 미쯔이를 흔들었다.
「미쯔이! 잠깐 일어나 봐!」
「ㅇ…」
「급하게 물어볼 게 있어!」
한참만에야 간신히 미쯔이의 머리가 책상에서 솟구치듯 벌떡 들어 올려졌다. 활기찬 동작과는 다르게 얼굴엔 아직도 잠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눈을 잔뜩 찡그리고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한 미쯔이는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물었다.
「왜 왔어?」
「물어볼 게 있어서」
걱정 가득한 얼굴로 코구레는 입을 열었다.
「아카기하고 사귄다는 거, 정말이야?」
「어? 아카기가? 사귄다고? 누구랑?」
「바보, 너하고 아카기지 누구겠냐!」
잠이 확 깬다.
「뭐야, 무슨 일이야, 이건」
자고 일어나보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자고 일어나 보니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말을 들은 건 처음이다.
무심코 목소리가 커졌다.
「아카기는 어디 있어!」
「그, 글쎄. 나도 물어보려고 온 건데… 앗, 미쯔이!」
코구레가 뒤늦게 불렀지만 미쯔이는 이미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 후였다. 묘하게 술렁거리는 교실의 분위기를 감지하며 코구레는 한숨을 푹 쉬었다.
「으이구… 저 녀석들 정말 어떻게 된 거야?」
덧글
그럼 이것도 본점으로 뫼셔가겠습니다~ 흐흐.
근데 폭풍 언제쳐? 꺄르륵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