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강릉에서 보았습니다

경포대 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 편의 횟집은 이미 오픈해서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고, 자전거 타고 돌아오느라 이미 해 진 다음에야 밥 먹으러 간 애인님과 나는 더 걸을 기운이 1g만큼도 남아있지 않아서 적당히 들어갔다. 들어간 곳도 물론 1층은 이미 꽉 들어찼고, 2층의 테라스에 앉아야 했다. 테라스는 두 줄의 테이블이 있었는데 역시 바다 쪽은 사람이 이미 있었다.
그래도 짠 바닷바람 불지 않는 바다를 옆에 두고 먹는 건 꽤 좋았음.
처음 나오는 스끼다시.
먼저 미역국과 죽이 나오고 나머지가 나왔다.
맨 앞쪽에 깻잎 위에 된장만 덜렁 올려져 있는 건 내가 위에 덮인 뭔가를 먹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정말 저렇게 나왔다.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 뭘 싸먹으라는 걸까? 알 수 없어서 그냥 먹었다.
맨 끝의 생선 알덩어리처럼 생긴 건 실제로도 알 덩어리로, 그 이름하여 명태알이라고. 간장에 절여진 것 같은데 내 입맛엔 달았다.
첫번째를 비우고 두번째로 나온 스끼다시. 꺄.
새우를 좋아해서 애인님이 하나를 양보해준다고 다 먹으라고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갓 굽거나 찐 통통따끈한 새우라_-_; 그냥 나눠먹자고 밀어주었다.-_-;;;
소라라고 하나, 저거 보면서는 아무래도 계속 소용돌이가 생각나서… 다른 장면들은 이토 준지의 단편에서도 흉악한 걸 많이 봐서 덤덤해 졌는데 사람의 등에 껍질이 생기고 결국엔 달팽이화 되어버리는 그건 영 잊혀지지 않는다. 커다란 달팽이에 얼굴에만 간신히 약간 남아서 끈적끈적 기어가는 거라든가, 눈이 툭 튀어나오는 거라든가, 양성이라든가, 아무튼 으으으으으.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말. 달팽이화된 사람을 먹는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못 먹겠다….


그리고 회!!!!!!!!!>ㅁ<

…가 나와야 하지만 회가 나오자마자 우와우와 하면서 낼롱 젓가락을 들이대기만 했지 디카를 들이대는 건 완전 까맣게 잊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역시 사진 찍고 먹는 인종이 아니었엇.
그래서 아무튼 회는 생략하고(…) 바로 탕으로.
한 숟가락 퍼 보랬더니 저렇게 큰 걸!
의외로 건더기가 충실해서 괜찮았다.


하지만 역시 기본가가 비쌌다. 제길-_-;;







호텔 조식이야말로 찍을 가치가 있었는데ㅠ_ㅠ 설마 별 거 나오겠어, 하는 마음에 두고 갔다가 완전 깜짝. 아, 왜 이렇게 메인을 못 찍는 걸까ㅠ_ㅠ;
애인님은 미국식 조식, 나는 전복죽이었는데, 오오오오오… 비싼 돈 주고 호텔에서 자는 건 조식 때문인가?! 하고 4초간 생각할 만큼 괜찮게 나왔다. 게다가 식당의 한 면이 바다와 면해있어서 파란 바다와 그보다 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만족스럽게 식사.
이럴 때 카메라를 안들고 가다니 슬퍼진다!







기대했던 초당 순두부는, 애초에 초당촌인가 순두부촌인가 그렇게 보일만큼 가게가 잔뜩 모여있으니 적당히 골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난설헌 생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움직였다만 전혀 그런 군락은 보이지 않고 가게 한 두개가 띄엄띄엄 있을 뿐. 만족스럽게 먹은 애인님은 애초에 별로 찾으려는 의지가 없었고 나도 그 쪽에 가면 많다는 정말 대략적인 정보만 알고 갔으니.
더 못찾겠다고 휙 세워버려서 거기서 먹게 되었다. 무려 첫손님.;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들.
특히 비지는 아주 어렸을 적에 외엔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 지만 역시 맛없다.;
깔깔한 입자가 혀에 달라붙는 기분.
반찬은 그럭저럭, 무난.
그리고 강릉에 가서 꼭 먹어야 한다는 초당 순두부!
간장에 비벼서 슥슥 먹는 건데, 음… 뭐랄까…



이걸 왜 꼭 먹어보라고 한 거야?



나쁘진 않지만… 그냥 그 뿐.
혹시 생각나면 먹어볼까, 싶기도 하지만 일정을 무리하게 바꿔 오면서까지 먹을 맛은 아니었다.

덧글

  • chervil 2009/05/13 11:49 # 답글

    여행지의 음식은 자체의 맛이 아니라 그곳의 분위기를 맛보는거죠...(헛...안어울리는 말을;;;)
    소풍나갈때 점심은 김밥을 싸가는거랑 같은거지요..(응?)
  • 파김치 2009/05/14 03:38 #

    chervil님, 분위기로 먹는 건가요.(웃음)
    그래도 역시 한 번쯤 먹어볼 만큼은 되는 것 같아요. ...하고 좋게 생각하렵니다.
  • 희정 2009/05/13 12:02 # 답글

    마침 점심때라 뿜뿌질이 도움이 되네요. 으히히
  • 파김치 2009/05/14 03:39 #

    희정님, 와, 그래서 점심은 뭘 드셨을려나요?
  • 카이º 2009/05/13 17:04 # 답글

    저런식의 스끼다시 너무 좋죠 ;ㅅ;

    괜히 이상한거 나오는것보단 ㅠㅠ



    그보다 전 초당두부 완전 좋던데 ;ㅅ;

    두부를 별로 안좋아하시나봐요 ㄷㄷㄷ
  • 파김치 2009/05/14 03:40 #

    카이º 님, 스끼다시 좋아요>ㅅ< 맛있었어요!
    전 사실 회보다는 스끼다시 쪽을 더 좋아해서 저렇게 푸짐하게 나오니 만족!

    초당두부 별로 맛없는 데를 갔었나; 적당히 들어갔더니.;
  • lain 2009/05/13 22:23 # 답글

    아 배고파... 초당 순두부 보다는...

    예전에 평창 근처에서 송어회인가를 먹었었는데. 그게 무척 맛있었습니다. ㅋ
  • 파김치 2009/05/14 03:40 #

    lain님, 평창 근처라면 이미 강릉에서 꽤 먼 곳 같은데요.
    게다가 미..민물고기 회를?!
  • 라히오 2009/05/14 00:25 # 답글

    쯔께다시가 충실한 집이 좋습니다 ;ㅅ; 기본반찬이 맛있어야 그 집의 음식이 맛있다는 증거가 되어요;;
    고등어조림 보니까 생선이 먹고 싶네요 ;ㅁ; 요즘 생선구이 못 먹은지 오래 된 듯하고...;;;
  • 파김치 2009/05/14 03:43 #

    라히오님, 기본반찬이 맛있다는 건 역시 조리사의 솜씨가 좋다는 거겠죠. 전 어지간한 밑반찬도 음식 자체가 싫어하는 것이 아니면 그냥 잘 먹기 때문에 거기서는 구분이 잘 가지 않아요.
    생선조림 보니까 저도 먹고 싶네요. 어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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