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강철의 꿈 밤의 흔적

-아주 중요한 이야기다.

그렇게 로이 머스탱이 똑똑히 단언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충분히 주의가 모아질 때까지 시간을 둔 후에 손가락을 부딪쳤다.
기대하던 대로 공기 속의 먼지를 도화선 삼아 날아오는 불씨는 없었다.
다만 그의 뒤,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군화가 제일 먼저 어둠 속에서 빛으로 나왔다.
무겁게 바닥을 울리는 군화의 수는 넷이었고, 군화가 느리지만 단호한 걸음으로 앞으로 나오자 둘 다 푸른 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도 곧 알 수 있었다.
군복을 입은 둘은 로이 머스탱의 뒤에 시립했다.
둘의 얼굴이 드러나자 강철은 자신의 눈에 비치는 것을 믿지 못하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알이었다.

-휴즈 중령님? 하보크 소위님?

의문이 섞인 조심스러운 알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강철은 억눌린 소리를 질렀다.

-이건… 뭐지, 대령? 휴즈 중령은 죽은 게 아니었어?

인체연성을 성공했나?
그 말이 강철의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강철은 자신의 이름대로의 자제심을 발휘하며 형형한 눈으로 로이 머스탱을 쏘아보았다.

-죽은 자는 연성 할 수 없어! 세계는…

-맞아, 죽은 자는 연성할 수 없지.

로이 머스탱은 냉엄하게 긍정했다.
강철은 한순간 말을 잃었고, 알이 대신해 소리쳤다.

-그렇다면 어떻게 휴즈 중령님이 여기 계신 거죠?

-그래!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대령!

휴즈가 입을 열었다.

-죽지 않았으니까.

하보크는 그 때까지의 근엄한 얼굴을 버리고 낄낄거리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너무나 유쾌해 담배를 피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처럼.

-와하하! 말 그대로다, 강철. 죽지 않았으니까 다시 살릴 수도 없다. 인체연성의 구조니 성공이니 시시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일반인은 괴인들의 행진에 끼어들 수도 없고, 끼어들기도 싫어.

휴즈는 이전처럼 익살맞게 대꾸했다. 그러나 경멸하듯 미소짓는 얼굴은 이미 예전의 사람 좋은 매스 휴즈의 얼굴이 아니었다.

-인사는 그만 하면 충분할 텐데.

로이 머스탱이 둘의 대화를 끊고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강철은 시선을 로이 머스탱에게로 돌렸다.

-휴즈 중령을 가짜로 죽인 건가? 마리아 로스 소위처럼?

-그렇지.

-어째서?

숨 쉴 사이 없이 터져나온 의문형에 로이 머스탱을 위시한 세 명은 긍지에 넘치는 표정으로 그 의문에 답했다.

-그것도 계획의 일부분이었다, 강철. 모든 죄는 호문쿨루스가 지게 되는 시나리오지.

-이미 호문쿨루스의 존재를 알고…?

알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다. 생각한 대로 정확하게 움직여줘서 고맙다, 강철. 알폰스 군. 자네들도 고생이 많았어. 호문쿨루스를 한 명도 죽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어째서! 호문쿨루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넣지 않아도 대령님은 대총통 지위에 오를 수 있잖아요!

-시간의 문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상냥하게 로이 머스탱은 말했다.

-군인이 가장 빠르게 승진하려면 전쟁이 있어야 하지. 호문쿨루스를 이용하는 건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

강철은 이를 부드득 갈며 한 때는 존경의 감정마저 품었던 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당신이 최종 흑막이었나! 왜! 왜 그랬어…!


-왜냐하면 발화와 미니스커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하고도 중요한 상관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며, 그걸 위해서 나는 하루라도 빠르게 군에 소속된 여성의 제복을 미니스커트로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네, 개꿈.
심지어 꿈에서는 저 말에 설득당했습니다.
미니스커트가 뭐가 어쩌고 어째?ㅠㅠㅠㅠㅠㅠㅠㅠ


휴즈와 하보크가 나오는 건 다시 나오길 바라는 무의식의 발현이겠거니 생각할 수 잆지만 머스탱 대령이 사실은 최종 보스요 흑막인데다 그걸 결심한 이유가 미니스커트라니, 대체 뭘 바라는 겐가, 내 무의식. orz


로이 머스탱도 나오고, 에드도, 알도, 휴즈도, 하보크까지,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들 총출동 선물상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만 내용이… 심지어 새해 첫 꿈이었는데!;ㅁ;

덧글

  • 여람 2010/01/04 19:28 # 답글

    꿈이었나요!!! 푸하핫.
  • 파김치 2010/01/05 09:51 #

    여람님, 다행스럽게도 꿈이었습니다. 머스탱 대령이 흑막이라니...!
  • 아카르 2010/01/04 21:09 # 답글

    ...뭔소린지 감도안잡히지만 강한 설득력인건가요
  • 파김치 2010/01/05 09:52 #

    아카르님, 꿈에서는 어쩐지 미니스커트가 발화에 중요해서 그랬구나! 엉엉어어엉 배신하다니로이 머스탱! 하면서 억울해 했답니다.
  • 여람 2010/01/05 18:15 #

    파김치님 답글에 저는 다시 또 뒹굴고...(푸핫)
  • 파김치 2010/01/06 19:17 #

    여람님, 꿈에서는 정말 설득력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개그.(…)
  • 아키루루 2010/01/04 22:50 # 답글

    으하하하하(데굴데굴)
  • 파김치 2010/01/05 09:52 #

    아키루루님, 새해 첫날부터 참 즐겁게 일어났습니다.(먼산)
  • greenmovie 2010/01/04 22:56 # 답글

    이런 꿈은 어떻게 하면 다 기억할 수 있나요??? - 꿈 꾸고 엇~ 꿈이구나..-하는 순간만 기다리는 1인의 질문.
  • 파김치 2010/01/05 09:53 #

    greenmovie님, 꿈의 종류가 있나봐요. 저도 꾸고 잊어버리는 꿈이 있고, 이렇게 기억에 남는꿈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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