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일상의 좀비 일상

어젯밤 급체했다.
까닭을 모르겠어요.
저녁밥 먹고 호화롭게 후식 먹고 숨쉬기 운동밖에 한 것이 없는데.
손발은 차가와지고, 머리에 열은 나고, 속은 메슥메슥하고 갑갑해 토기는 있는데 목구멍까지도 안 치솟고, 완전 제대로 급체.

쭉쭉 팔부터 손가락 끝까지 주물러 피를 몰고 내려와 바늘로 콱! 쿡이 아니라 콱!! 찔러도, 피가 잘 나는 체질이 아니라, 그 후 열심히 피를 내려고 짜지 않고 그냥 두면 피 한 방울 안 비친다.

피를 내려고 손가락을 비틀어 짜고 있으면, 퇴마록 세계편이 생각난다.
세계 편의 첫 에피소드, 백호와 처음 만난 에피소드이기도 하고(이게 무슨 상관…), 좀비를 다루는 호웅간의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그것도 다른 부분이 아니라 맨 처음 시작할 때.




…갑자기 우지직 소리가 나면서 남자의 왼팔이 찢어져 나갔다. …
두 사내는 멀찌감치 물러서서 공포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순경은 입에서 쥐어짜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덜덜덜 눈에 띄게 떠는 손으로 남자의 잘려진 팔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피가 거의 나지 않았다. 마치 석고상의 팔을 떼어낸 듯, 남자의 팔에서는 잘려진 부분에서조차 시커멓고 찐득찐득한 피가 조금 날 뿐이었다. …





내 피가 약간 적은 양일지도… 하고 생각할 때마다, 저 부분이 생각난다.
찐득찐득하게 말라붙은 피가 느릿느릿 혈관을 돌고 있을 것 같다.
안그래도 바늘로 찌른 후에 나오는 피는 시커멓고.



덧글

  • 여람 2010/03/03 20:02 # 답글

    제대로 체하면... 이러다 죽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ㅠㅠ
    고생하셨습니다ㅠㅠㅠㅠ
    혼자서 손 따신 건가요? 전 암만 찔러도 피가 안나오더라고요;ㅁ;
    달리 아플 때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체했을 때 혼자면 두 배로 서러워요TTATT
  • 파김치 2010/03/04 15:56 #

    여람님, 정말 세상이 노래질 정도로 제대로 체했었어요. 엉엉.;ㅁ;
    여람님도 피 잘 나오지 않는 체질이시군요! 우왕, 동지;ㅁ;
  • 아카르 2010/03/03 22:23 # 답글

    배가 더부룩하고 명치쯤에 뭔가 끼어서 안내려가는 듯한 증상이라면 분명 눈다래끼입니다[어째서!] 음 저는 축구나 농구만 했다하면 피를보곤해요[...]피부가 약한것이려나요[...]
  • 파김치 2010/03/04 15:57 #

    아카르님, 결론은 다래끼!(두둥)
    축구나 농구를 하실 때마다 피를 보신다면, 혈액 순환이 잘 되셔서 그럴지도…? 고 할까거친 플레이를 하시는군요!
  • 분홍북극곰 2010/03/04 09:06 # 답글

    지금은 좀 어떠세요?

    저 급체했을때 완전,, 새벽 두시부터 8시까지 토하고 기진맥진해서 오후 1시까지 아무것도 못먹고 물마신것도 쏟아내고 그러다가,,, 오후 8시쯤되서 기운 차리고 깊은 잠을 잘수 있었는데...ㅠ

    몸 잘 추스리고,,, 빨리 나으시길,,ㅠ
  • 파김치 2010/03/04 15:58 #

    분홍북극곰님, 아하하;ㅁ; 약국 가서 약 지어먹고 조금 괜찮아졌어요. 단지 체한 것 때문에 몸살이 덩달아 온 것 같아서 여전히 좀 어질어질하네요.
    급체 정말=_ㅠ 무섭습니다!
  • 라히오 2010/03/06 09:48 # 답글

    전 피 잘 나는데 체할 때만 피가 잘 안 나더라구요.
    체하셨군요. ㅠ ㅠ
    저도 그제 어제 체한 채...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ㅠ ㅠ
    급체는 아닌 거 같은데 아우, 오랜만에 길게 체하고 아프네요;;
    지금은 나아지셨는지... ;ㅅ;
    급체는 정말 위험해요;
  • 파김치 2010/03/08 13:13 #

    귀가 베였을 때 말고는 피가 저는 잘 안나서, 저런 무서운 상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런데 그제 체한 게 아직도! 아이고, 고생하십니다;ㅁ; 벌써 6일에서 이틀이 더 지났으니 이젠 나으셨겠지요? 라고 말하는 저도 일주일 내내는 아니더라도 거의 일주일 되는 동안 비실비실 했으니.;
    급체 정말 만만히 볼 게 아니더군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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