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자꾸만 멀어지는 시간들 밤의 흔적

꿈은 현실과 다르진 않다. 마치 생각만으로 차가운 물체가 닿았는데도 화상을 입은 것처럼. 현실은 뇌가 재생해주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자극하지만, 꿈 속에서도 다치면 아프고… 졸립기도 하다.

꿈 안에서 잠이 들면 마찬가지로 꿈을 꾼다. 전혀 의식도 없는 새카만 뭔가에 푹신푹신 안겨있다, 흑백도 아니고 칼라도 아닌 기묘한 곳에서 이야기가 느닷없이 시작되었다가 느닷없이 끝난다. 현실과 꿈이 전혀 맥락이 닿지 않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꿈과는 전혀 맥락이 닿지 않는 꿈 속의 꿈을 꾸고 일어나면 역시 '내가 지금 무슨 꿈을 꾼 거야….'하고 혼자 되돌아 생각해 그 때마다 다른 기분으로 웃기도 하고 허탈해 하기도 한다. 그리고 막 잠에서 깬 졸린 기분으로 일어난다.

꿈 속에서 몇 밤이나 자고 일어난다. 그 때마다 전혀 다른 꿈을 꾼다. 선명한 꿈, 희미한 꿈, 꿈 속의 꿈에서의 꿈, 꿈을 꾸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푹 자는 밤, 그러다가 정말로 꿈 속의 꿈에서 깨고, 꿈에서 깬다. 꿈 속에서 졸렸던 것은 무엇이었냐 싶을 정도로 졸린 기분으로 일어난다.

꿈 속의 꿈의 시간을 모두 거쳐 오늘에 이르면, 잠들기 전의 어제는 어, 이것 바로 어제 했던 일인가? 싶을 정도로 기억조차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덧글

  • lain 2010/05/20 19:30 # 답글

    하지만 전 이 글을 보고 이토준지가 생각났...
  • 파김치 2010/05/24 10:31 #

    lain님, 아…그러고보니 이토 준지에서도 그런 단편 있었죠! 그거 읽자마자 이토 준지를 그전보다 4.5배는 더 좋아하게 됐어요.
  • 여람 2010/05/20 20:32 # 답글

    전 요새 꿈을 안 꾸네요(...) 제 꿈을 가져가셨군요! 돌려줘요~
  • 파김치 2010/05/24 10:31 #

    여람님, 드, 드리겠습니다!
    이러면 필요없어! 하면서 시크하게 되돌려주시는 건 아닌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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