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패션의 물결이 오고, 아니 왔었다 일상

미용실 가서 의자에 딱 앉자마자 듣는 고정 멘트가 있다.


어머 매직(혹은 파마) 하셔야겠네.


이 소리 듣기 싫어 죽을 지경이다.
그러기 싫으니까 머리 정리하러 오지 않았겠늬.

그야 이 제멋대로 삐대고 있는 철사줄 같은 머리카락을 적어도 팔천원에서 만이천원 사이의 만족감은 줄 수 있도록 사람 꼴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 줄 알겠는데, 너에겐 한 번의 손님이겠지만 나는 이걸 매일 달고 다닌다고!!! 말 안해도 알아!
부스스하고, 곱슬이고, 뻣뻣하고, 두껍지! 그래, 안다고!
게다가 이따위로 짧은 머리에 무슨 매직이며 파마며 하라고 난리냐고.

그렇게 항상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 것을 참지 못하고 커.트.요.^-^ 하고 짜증을 꽉꽉 눌러담아 말하는데,
그 날 옆자리엔 어떤 남자분이 나만큼 짧은 머리에 찰랑찰랑 파마 시도 중이어따.

저 길이에도 하는구나-_-….
나보다 머리에 돈 많이 쓸 듯.

패션의 물결은 이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예전엔 남자가 미용실 오는 것만 해도 개그 소재로 썼던 기억이 있어서) 파도쳐 오는데 나는 언제 거기에 빠질 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언젠간 나도 자연스럽게 빠지는 줄 알았는데 역시 그것도 아니었어. 노도의 기세로 달려오는 패션의 물결이지만 모세의 기적처럼 내 앞에서 쫙 갈라졌더라.

하지만 난 이제 적어도 허리가 어딘지는 아니까. 조금, 발 정도는 적시고 있는거야.




그렇다고 해도 파마 할 생각은 안 들지만….


덧글

  • 아스모 2010/06/22 12:23 # 답글

    전에 무도에서 박명수가 미용실에서 "대머리의 머리도 깎을 수 있어야 하는 거야!" 라며 호통을 쳤죠. 전 맞다고 생각했어요.

    (옆에서 웃는 조수한텐 "아가씬 배우는 입장 아냐!! 뭘 웃고 있어!?" 하고도.. ㅋㅋㅋ)
  • 파김치 2010/06/22 23:37 #

    아스모님, 호통 개그일 때였군요!
    모르는 에피소드인데도 그냥 글로 들어도 막 박명수 호통 개그 버전은 자동재생 되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좋아욬ㅋㅋㅋㅋ
  • greenmovie 2010/06/22 12:29 # 답글

    지금은 굵은 곱슬머리가 야속하시겠지만 한 살 한 살 더 먹다 보니 일단 머리칼은 무조건 많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흑.. 내 나이가...

    한 해 한 해 정말 달라요. 예전엔 머리숱 많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는데 이젠 머리결도 얇아지고 적어지고 그러는 거 같아요. 파김치님의 맘에 안드는 머리칼도 시간이 지나면 달려 있기만 해도 칭찬이 나올지도 몰라요. 저처럼. -후다닥.
  • 파김치 2010/06/22 23:40 #

    greenmovie님, 대체 언제쯤 되면…orz
    굵은 반곱슬이 다 그런가 싶지만, 저도 숱 꽤 많거든요. 무수히 빠지는데도 여전히 무수히 납니다ㅠㅠㅠㅠㅠ으으으ㅠㅠㅠㅠㅠㅠ
    도저히 얇아질 기미도 안 보이구요! 얇아지긴 하는 건가요ㅠㅠㅠㅠㅠ
  • 아르메리아 2010/06/22 14:04 # 답글

    매직하러 가야하는데 매직하면 머리를 틀어올리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가을에 갈껀데 가을이 되면 또 무슨 핑계를 대고 또 안 가겠지요-_); 이렇게 2년에 한번 미용실에 갑니다.
  • 파김치 2010/06/22 23:41 #

    아르메리아님, 긴 머리는 그렇게 되더라구요. 앞머리 정도는 혼자서 정리할 수도 있으니까.
    근데 짧게 쳐버리고 나니까 아무리 늦게 가려고 버둥려도 못해도 두 달에 한 번은 꼭 가야되더라구요. 덥수룩해져서ㅠ
  • 파닭 2010/06/22 15:49 # 답글

    아 허리가 어딘지는 아니까 가 왜이리 웃기냐[...] 나도 파마하고 싶다 파마하고 싶다 하고는 있는데 돈이 없어서 그냥 묶고만 다니는 중[먼산]
  • 파김치 2010/06/22 23:43 #

    파닭, 이젠 완전히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되었다.(...)
    난 파마도 매직도 하고 싶지 않은데 갈 때마다 하셔야겠다~ 이래서 완전 짜증.
    아, 누가 시간 많고 돈 많으면 안하겠냐고요!ㅠㅠㅠㅠㅠㅠㅠ
  • Iryss 2010/06/22 16:00 # 답글

    반곱슬이라 허구헌날 매직하셔야겠다는 소리를 귀에 달고 사는 1人 orz..
  • 파김치 2010/06/22 23:43 #

    Iryss님, 와락ㅠㅠㅠㅠㅠㅠㅠㅠ
    반곱슬이 무슨 천형도 아니고, 매번 미용실 갈 때마다 그 소리입니까, 정말orz
  • 물꿈 2010/06/23 13:51 # 답글

    저, 저도 머리 좀 어떻게 하고 싶.. ㅠㅠ
    이건 조선시대 처자나 청학골 도령도 아니고 뭐..
  • 파김치 2010/06/28 19:17 #

    물꿈님, 으하하하! 청학골 도령에서 완전히 웃었어요.
    머리카락을 제대로 다듬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미용실 찾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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