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자정의 유혹, 라면 먹었습니다


- 요즘 버릇처럼 밤 11시를 넘어서면 배가 고프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입이 심심하다~ 종류가 아니라 진짜 배가 훅 꺼져서 끼니를 먹어야겠다~ 하는 수준의 배고픔. 거지가 뱃속에 살림차린 듯 합니다. 저녁 먹은지 세 시간도 안 넘었거든? 양심이 있는 위장이라면 이러면 안되는 거 알잖아요?
사실 점심이 아침이고, 저녁이 점심이라 치면, 딱 12시 즈음이 저녁 먹을 사이클이긴 한데-_-; 세간에서 보통 요 때 먹는 걸 야식이라고 하더이다.
야식이라니, 해악으로까지 취급받고 있는 그거? 성인병과 비만의 온상?




그러나 어젯밤도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다가 12시를 넘겨 참지 못하고 라면 먹고 잤음......




.....아냐, 식욕이 있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야!.......ㅠㅠㅠㅠㅠ



세상에서 가장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 시간대는 자정이죠. 오후 3, 4시의 유혹은 '곧 저녁 먹을 거야!'라고 외치면서 항마력을 발동시킬 수 있으니까여.
하지만 자정의 유혹은 뭘로 떨쳐내야 하죠? 허리 둘레? 자고난 후의 얼굴 크기? 그치만 이런 건 먹을 게 아니잖아!(...)






- 라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신라면 블랙, 나오자마자 먹었습니다. 우리 집엔 라면 얼리어답터가 있으니까여.(…)
총평은 역시 신라면 + 사리곰탕면을 섞은 듯.
원래 사리곰탕면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는데 그 가격은 좀 무리수. 신라면하고 사리곰탕 하나씩 사도 그 가격보단 싸겠네! 싶어지는 가격이었습니다.
직접 신라면+사리곰탕을 끓여보신 분에 따르면 블랙이 좀 더 깊은 우골의 맛이 나는 듯 하다는데, 사실 신라면 블랙이 특별히 고급스러운 맛도 아니고, 짜파게티나 백세카레면처럼 완전히 다른 기준점을 세워야 할 것도 아니라서 신라면에서 새로운 게 나왔다고? 해서 먹었지만 역시나 그 이후로는 그냥 지나치게 되네요.

다만 건더기는 진짜 상상초월! 오나전 놀랍긔!
너네 이렇게 만들 줄 알면서 그동안 안했다 이거구나................








- 라면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가 가장 맛있는지는, 각자 기호에 따라 상당히 다르죠.
저는 면발이 살짝 투명해질 정도로, 다른 말로 해서 퍼질 정도로 푹 끓여먹는 게 취향입니다. 국물은 약간 적게. 또 김치가 있으면 김치를 넣고, 계란이 있으면 계란을 넣고, 소세지가 있으면 소세지도 넣고, 콩나물이 있으면 콩나물도 넣고, 두부가 있으면 두부도 넣고, 버섯이 있으면 버섯도 넣고 등등 냉장고에서 찾을 수 있는 각종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여요. 경우에 따라선 다 들어가기도 합니다. 냉장고가 풍성하면 라면도 풍성해짐.
그렇게 맛나게 끓인 라면을 막 먹으려는데 아저씨가 지나가며 개밥 같아, 라고....







맛있거든요?!!!!!!!




무시하지마!
아저씨는 자칭 탱글탱글 면발파. 심지어 물도 한강. 제가 보기엔 아직 익지도 않은 걸 먹습니다. 밀가루 냄새 나! 딱딱해! 아직 국물이 면발에 스며들지도 않았잖아! 이럴 거면 그냥 면만 삶아서 라면 스프를 쳐먹지
(치다 :「1」적은 분량의 액체를 따르거나 가루 따위를 뿌려서 넣다.
¶ 국에 간장을 치다/음식이 싱거우니 소금을 쳐야겠다./그는 항상 자장면에 고춧가루를 쳐서 먹는다.)

라면 스프까지 뭣하러 끓여? 바보냐?! 쌩라면 건져 먹으면 맛나나요? 라면을 익혀먹으라고!


그래서 둘 사이엔 넘을 수 없는 깊은 고랑이 파였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


덧글

  • 히카리 2011/06/09 21:00 # 답글

    흔한 거일수록 취향의 차이가 굉장하지.ㅋㅋㅋㅋ
    파김치 라면은 부대찌개 같아!

    나도 냉장고 있는 걸 꺼내 쓰지만,
    파랑 계란이나
    김치, 다진 마늘, 고추가루나
    오징어젓갈도 가끔 넣어.

    난 자정에 라면 먹고 싶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라면 먹어!
  • 파김치 2011/06/10 11:50 #

    히카리 언니, 아침에 라면! 그것도 괜찮긴 하다~
    다른 건 다 넣어봤지만, 오징어 젓갈은 생각도 못해봤어. 급 궁금해지고...! 오징어 젓갈이 집에 비치된 적이없어서 그런가!
    냉장고가 풍성해지면 진짜 부대찌개 라면이 되어버려ㅋㅋㅋㅋ
  • 의명 2011/06/09 21:20 # 답글

    목록에 소고기가 없군요. 해보세요.
    무엇보다도 라면에는 간마늘을 넣어야죠. 마지막에 고추가룩 한두번 쳐주고.
  • 파김치 2011/06/10 11:52 #

    의명님, 소, 소고기를 왜 라면에...? 아깝잖아요!
    다진 마늘이나 고춧가루는 생각 날 때는 넣고, 생각 안 나면 안 넣고 해요. 다른 부재료(..)가 많아지면 고춧가루는 항상 넣죠! 전 후추도 가끔 뿌립니당.
  • 의명 2011/06/10 13:18 #

    도전해보시는 겁니다! 소고기 쯤이야!
    생각해보면, 저는 집에서 어머니가 만든 사골국물에다 라면을 끓인 적도 있죠.
    기대해봤지만 먹어보면 그냥 라면(...).
  • 파김치 2011/06/10 17:07 #

    의명님, 전 지금 충격과 공포....
    사골 국물 내는 게 얼마나 어렵고 비싼 건데 그걸 라면ㅇㄹ멩냐럼ㅇㄹㅇ넴ㅇㄴㄹ1!!!!!!!! 그 국물로만 밥을 먹어도 삼시 세끼는 먹겠구만!!!!@!!
  • utena 2011/06/09 21:33 # 답글

    이 시간대에 이런 글 올리시면 안 되지 말입니다. -_-
    (다행히 방금 사과 한 개 먹어서 배부름)
  • 파김치 2011/06/10 11:53 #

    utena님, 음식 사진은 없잖아요!:D
    라면 사진은 찍어놓고 보면 라면이 먹고 싶어져서...
  • 여람 2011/06/09 22:14 # 답글

    저도 이제 막 다 익었구나! 싶은 면을 좋아합니다'ㅂ'
    건더기는 계란만 넣구요(왜냐면 귀찮으니까)
    이 포스팅을 읽고나서 신라면 블랙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 파김치 2011/06/10 11:55 #

    여람님, 헉, 꼬들꼬들 라면파시군요. 많네요, 꼬들꼬들 파.
    계란은 대체로 어디에 들어가도 맛나니해서 좋아요!ㅎㅎ
    신라면 블랙은 궁금하다면 한 번 정도는 먹어볼만 하지만 또 손이 가요 손이 가 그런 타입은 아닌 듯 해요.
  • 아르젠틴 2011/06/09 23:43 # 답글

    저는 좀 덜 익은 쪽을 선호해요. 그치만 푹 퍼져도 잘 먹습니다. 히히. 다 맛있어요. ( ..);
    토핑은 많을 수록 좋죠. 돼지고기를 넣어 먹어도 맛있어요. (좀 더 느끼해집니다 ^^;;) 요즘엔 라면을 혼자 먹는 경우가 드물어서 이것저것 못 넣어먹어서 아쉽습니다. ㅠ.ㅠ
    리나 짤방이 참 맘에 듭니다. :)
  • 파김치 2011/06/10 11:57 #

    아르젠틴님, 돼지고기! 전날 구워먹다 남은 돼지고기를 라면과 같이 끓여도 맛이 좋죠. 츄릅...!
    언제나 라면을 먹을 땐 대체로 혼자다 보니까 이것저것 다 주워 넣을 수 있어서 그건 좋죠. 게다가 면의 익은 정도를 마음껏 조절할 수 있다는 게!ㅎㅎ
  • 라히오 2011/06/10 01:52 # 답글

    전 이제 막 다 익은 면을 좋아하구요. 국물은 적으면 적을 수록 좋습니다. 사실 신라면은 쫄면 수준으로 물 따라내고 스프 넣어 면에 스프가 찐하게 스며들게 해서 먹는 걸 제일 좋아해요^^ 건더기는 파랑 고추 넣어서 국물을 깔끔하게 끓이는 데에만 쓰고…
  • 파김치 2011/06/10 11:59 #

    라히오님, 꼬들꼬들 라면파가 생각보다 더 많습니다...! 놀랐네요.
    국물은 적으면 적을 수록 좋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쵸, 물이 한강이 되면 면발에 스프가 제대로 스며들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전 그 외에도 이것저것 넣어서 국물을 줄이기도 합니다.-_-;;; 게다가 오래 끓이니 진짜 말그대로 국물이 졸아들죠. 후후.
    고추! 그러고보니까 고추도 있죠, 맛있는 라면을 끓이는 방법에../ㅁ/
  • 라히오 2011/06/10 01:54 # 답글

    … 그러나 전 이제 인스턴트 라면을 먹을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먹기만 하면 속탈이 나더라구요; 요즘엔 일본라멘으로 라면 게이지를 채우고 있습니다만 ㅠㅠ
    자주 못 먹죠 ㅠㅠ
  • 파김치 2011/06/10 12:05 #

    라히오님, 저도 나눠서 덧답글을! 후후.
    그러나 라면을 못 드시게 되었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라면이 몸에 좋은 건 아니니까 다, 다행인지도 모르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위장이 나쁜 건 걸러주는 시스템인가요ㅠㅠㅠㅠㅠ
  • 이십오 2011/06/10 07:16 # 답글

    전 퇴근하고 저녁 먹을 때 시계를 보면... 야식..
  • 파김치 2011/06/10 12:11 #

    이십오님, 으악orz
    그 고충 압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11/06/10 11: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김치 2011/06/10 12:26 #

    역이 사람이 많을 테니 어떨지 걱정이 되서요..목동 병원을 찾으면 되겠죠!ㅎㅎ
    다행히 아래층이 사람 사는 데가 아니고 주차장이라 뛰는 건 괜찮은데, 걱정되는 건 집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할까 그 문제에요. 호기심이 왕성하다니 조심조심해야 할 듯.
    일요일 오후 3시는 괜찮으신가요? 케이지는 들고 가겠습니다. 사료나 모래는 단번에 바꾸지 않고 찬찬히 바꿔가는 게 좋다는데 아직 장난감도 없고 해서 걱정@_@
  • 여람 2011/06/10 15:26 # 답글

    이 글을 보고나니 책반납행사(?)는 라멘집에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신가요?? 다음엔 토리빵을 들고가겠습니다>ㅂ<
  • 파김치 2011/06/10 17:10 #

    여람님, 옷, 괜찮네요+ㅁ+ 사실 제대로 된 일본식 라멘은 먹어본 적이 없어요. 시도해 본 적은 있는데, 실패를 호되게 해서 그 후에는 좀 꺼렸었답니다. 두근두근. 저는 뭘 가져가면 좋을까요? 대체로 제가 가지고 있는 건 여람님이 이미 보셨을 것 같아요. 충사라거나, XXX홀릭이라거나, 뭐 그런 것밖에 없어서요. 이번엔 책으로 해볼까...혹시 '화성 아빠 지구 입양기'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어떠신가요?
  • 여람 2011/06/11 12:21 #

    충사라거나 홀릭은 아쉽게도 있네요ㅠㅠ
    책도 좋습니다! (물론 제겐 사놓고 안 읽은 책도 잔뜩 있지만/웃음)
    재밌는 책 주세요>ㅂ<///
  • 파김치 2011/06/11 16:04 #

    여람님, 책 골라보겠습니다 하아하아
  • 엘민 2011/06/11 13:26 # 답글

    제가 방금 면식수행을 하고 왔습니다. 전 비빔면에 양배추 왕창 썰어서 먹는걸로 만족합니다. :D
  • 파김치 2011/06/11 16:04 #

    엘민님, 비빔면! 만들기 귀찮지 않은가요? 전 짜파게티도 물 버리고 비벼야 된다는 점이 너무 귀찮아요;ㅁ;
  • 엘민 2011/06/11 16:29 #

    전혀요. 진짜 편해요. 면 삶고, 채에 면을 걸러서 물 버리면 끝이에요. 찬물에 좀 헹군 다음 물 털어내고 비빔 소스에 비벼 먹으면 좋아요. 그냥 먹으면 심심한데, 양배추 썰어서 같이 먹으니까 너무 맛있네요. ㅋㅋ
  • 파김치 2011/06/12 11:02 #

    엘민님, 전 그 채에 물을 거르는 부분이 힘든 듯 해요. 저의 게으름은 하늘을 찔러 치사시킬 지경.ㅋㅋㅋ
    양배추 아삭아삭하니 잘 어울리는군요! 한번 해보고도 싶고...!
  • 쥰쥰 2011/06/12 23:28 # 답글

    엇- 아마 저도 꼬들꼬들 면발파입니다.ㅎㅎ
    신라면 블랙 저도 먹어봤는데 어쩐지 감동적이지는 않았어요(....)....
    오래전 무파마때 같은, 아, 이건 좀 비싸다고 티를 내긴 하는건가 라는 그 느낌은 아니였네요;

    그런데 이 글 읽으니까 지금 이 시간에 저도 라면이 먹고 싶어졌어요...
    먹음직한 라면의 조리예..같은 것 하나 없이 텍스트만으로 이런 기분이 들게 하시다니
    역시 파김치님의 화술은 뛰어나신 듯..ㅜㅜ...
  • 파김치 2011/06/13 12:47 #

    쥰쥰님, 그쵸! 신경써서 먹으면 맛이 뭔가 다르고 버섯 건더기는 충격적이긴 한데, 확~ 와닿지는 않았거든요. 전 오히려 찌개면이나 간짬뽕을(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으잉ㅠ) 먹고 나서 오오오옷!!! 했었어요. 물론 보통 라면보단 비싸지만 신라면 블랙보단 싸구요!

    하 그건 제 글이 아니라 라면의 위력이죠. 그런 거에요, 그 시간대가 제일 라면이 고프다니까요!ㅠㅠㅠㅠ
  • 쪼히 2011/06/13 00:59 # 답글

    억.... 지금시간에 이 포스팅을 봤어요.... 방금전까지 배불렀는데 이글보니까 왜 갑자기 라면이 먹고싶죠? 게다가 지금 딱 마침 신라면블랙이 있어요... 유행따라가려고 한번 사봤는데 아직 안먹어봤거든요. 지금부터 이성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전 국물있는 라면은 그냥 딱 정량에, 파랑 고추 계란 정도 넣으면 딱 좋더라구요. 라면처럼 사람 취향타는 음식도 달리 또 없는것 같아요; 그냥 취향이 극명하게 갈릴땐 따로 해먹는게 최고!
  • 파김치 2011/06/13 12:55 #

    쪼히님, 오~ 깔끔하게 드시네요.
    신라면 블랙은 오히려 그렇게 먹어야 제맛(?)의 비싼 느낌(?)을 즐길 수 있어요~ 뭘 넣으려고 하니까 오히려 돈이 아까운 느낌!
    라면 까이꺼 조리법에 나온대로 물 끓이고 라면 스프와 면 넣고 익을 때까지 끓여 취향대로 파나 계란을 넣어 먹으면 되는데! 정말 먹는 방법이 취향대로 가지각색이에요. 신기해요.ㅋㅋㅋ
  • 나인볼 2011/06/19 23:54 # 답글

    이젠 살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먹고 싶은 거 느긋하게 마음껏 먹고 있습니다. 므하하하... :D (...)

    포기하면 사는 건 편해요(...).
  • 파김치 2011/06/20 01:36 #

    나인볼님, 살 걱정이 되면 괴물급 식성이 아닌 담에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먹고싶은 걸 느긋하게 먹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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