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아이와 어른의 경계선 일상




아, 나, 어른이 되었다.





문득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이만으로는 언제 아이가 어른이 되는지 모르는 지금 이 시대, 언제 어른이 되었는지는 스스로가 깨닫는 법이지요?
뼈대는 변함없이 취향이 찔끔찔끔 변해가는 것만이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있을 뿐, 여러가지 의미로 어른이 되지 못한 저였지만, 방금 어른이 되었습니다.
난 어른이야.
무언가를 버리며, 아이가 어른이 되어간다면 전 지금 그 무언가를 버렸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에어캡, 일명 뽁뽁이.


그렇게 집착하며 마구잡이로 뽁뽁뽁뽁뽁뽁뽁뽁 터트리다 남은 건 없나 처음부터 끝까지 줄맞춰 터트리고 열맞춰 터트리고 그러고도 모자라 남은 건 없나 다 터진 뽁뽁이를 들고 훑고 또 훑었던 어린 날들이 갔습니다.
적당히 손에 잡히는 대로 몇 번 뽁뽁 관성으로 뽁뽁 하다가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나를 발견.
그러고도 한참동안 몰랐다가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그만큼 뽁뽁이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어요. 어른이 되었네. 그래, 다 컸습니다. 비바!




덧글

  • .... 2011/07/07 18:09 # 삭제 답글

    옛날 사회에서는 성인식이라는것들이 있어서 나는 오늘부터는 어른이다.. 라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있었다고 들은거 같아요. 아직 원시부족들의 성인식(사자사냥이라던가) 아니면 행사(가례)라던가..
  • 파김치 2011/07/08 17:25 #

    ....님, 근데 지금은 성년식이라는 게 좀 무의미하기도 한 시대라서..정말 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나이인데도 이미성숙해서 어른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는 먹을 대로 먹었는데 아직도 아이 같은 사람도 있고 그렇네요.
  • 여람 2011/07/07 19:26 # 답글

    전 뽁뽁이 지표로 따지면 아직도 아이로군요=ㅂ=
    하지만 전 이제 콩밥이 맛있고, 양파가 좋아졌어요! 그치만 아직도 시금치는 별로고 파도 통으로 자른 건 싫고... 아니 파는 극복 중이지만 시금치는 좋아지지가 않네요ㅠㅠ
  • 파김치 2011/07/08 17:26 #

    여람님, 뽁뽁이 지표는 제게 딱! 하고 와닿았을 뿐이지 다른 분들에겐 다른 분들의 지표가 있겠지요. 저에겐 청국장 지표도 있지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시금치는 맛이.....없잖아요. 아니, 맛없는 게 아니라 맛이 실종된 맛이라고 할까...풀떼기에요, 풀떼기.
  • 아카르 2011/07/07 22:04 # 답글

    뽁뽁이를 터치는것은 치매예방에도 좋기때문에[...] 저희부모님도 좋아하십니다[응?]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파김치 2011/07/08 17:27 #

    아카르님, 여러 매체에서 다양하게 어른의 정의를 내려주지만, 결국 자신만이 알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 뽁뽁이는 이제 과거의 유산!
  • 히카리 2011/07/07 22:36 # 답글

    뽁뽁이를 버리다니!! 정말 어른이 된거야?;ㅅ;
    음, 생각해보니 뽁뽁이를 손으로 하는게 귀찮아서 컴퓨터 책상 밑에 두고 발로 터뜨리고 있는 요즘이네;

    나이 들수록 입맛은 어린이로 되는 것 같아. 급식에 카레 나올땐 단무지와 김치와 밥만 먹었는데
    몇 년 전부터 카레도 먹을수 있어!
  • 파김치 2011/07/08 17:29 #

    히카리 언니, 카레는 조금 맛이 독특하니까 드디어 이십년에 걸쳐 적응한 거라고 생각해! 어린이가 아니야!ㅋㅋㅋ
    뽁뽁이는 누구나 다 사랑하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알았음..
  • Mathilda 2011/07/08 12:51 # 답글

    뽁뽁이를 쥐여주면 성장을 알 수 있군요 과연...
  • 파김치 2011/07/08 17:29 #

    Mathilda님, 으하하 아니에요, 개인적인 어른의 지표! 상징! 이랍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택배 받아서 물건만 취하고 뽁뽁이는 버리는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거에요....
  • 엘민 2011/07/09 11:27 # 답글

    뽁뽁이를 버리면 어른이 되는걸까요 ㅠㅠㅠㅠ
  • 파김치 2011/07/10 00:03 #

    엘민님, 아뇨, 이건 제 어른 지수니까, 다른 분들은 또 다를 거에요!
  • 나르닌 2011/07/13 07:14 # 답글

    뾱뾱이 본지 오래됐네요 그러고보니.
  • 파김치 2011/07/13 23:00 #

    나르닌님, 전 택배 오면 그대로 뽁뽁이가 쌓이는 구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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