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동대문 닭 한 마리와 커피 감 먹었습니다


동대문 9번 출구에서 나가서 서점이 쭉 늘어서 있는 좁은 거리 한 번 지나고…
어, 그러다가 레이스만 파는 가게도 지나가고…
얼마 안 걷는다.
왼쪽의 꽤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됨.
어디에선가 왼쪽으로 골목길 가야 한다는 건 알았는데, 정말 좁아서 나는 그냥 생각지도 않고 지나가는 걸 동행이셨던 여람님이 캐치해서 찾았다.



들어가자마자 잠깐 손도 씻을 겸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벌써 나왔다. 리뷰에서 뭔가 다른 게 먹고 싶으면 앉자마자 바로 말하라고 하던데 진짜로.
근데 다른 메뉴가… 없는데. 심플하게 한 마리와 한 마리 반이 끝이다.

얼핏 보기엔 닭과 파와 팽이버섯 뿐인데, 끓이면서 양념을 넣을까 말까 국물을 먹어보니 짭짤하면서도 맑고 시원하다. 분명히 닭만 넣고 끓이면 이런 맛이 안 나는데! 그렇다고 간장도 아니고, 소금인가?


이게 넣을까 말까 고민한 양념장. 다데기.
색이 독살스러울 정도로 빨갛다. 좋아는 하지만 무척 매울 것 같아서 주저주저 하다가, 맑은 국물 그대로 먹으며 맛을 즐기고, 나중에 약간 넣는 것으로 타협.

같이 나온 김치.
하얗게 보이는 그대로 맛이 별로 안 배는 김치라, 아삭아삭. 하나도 안 맵다.

닭고기가 쫀득쫀득하고 맛있는데, 먹다보니 그 맑은 국물 그대로 먹는 게 약간 느끼해져서 옆 테이블에서 하는 대로 흉내내서 김치와 양념장을 약간씩 넣었다.
서빙하시는 분이 김치는 적당히 먹을 만큼만 조금 넣으라고, 너무 많이 넣으면 그냥 김치찌개라며.
이거 외에도 옆 테이블에서 무수히 많은 도움을 얻었음(…). 할아버지 두 분이셨다가 나중에 한 분 더 오셔서 세 분이신데 어찌나 대화의 화제가 다양하고 풍부하고 재미있는지, 숨죽여 닭을 뜯으며 경청했다ㅋㅋㅋㅋㅋㅋㅋ
라식·라섹 수술부터 사회 초년생 연봉, 스마트폰의 유용성과 요금제, TV 예능 드라마 등등ㅋㅋㅋㅋㅋ진짜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화제가 풍부하심.


한 마리를 먹었는데 두 명이 먹기엔 약간 양이 많았고, 칼국수는 아예 시도도 못했다. 세 사람이면 딱 닭 맛나게 먹고 칼국수까지 먹어서 배부르게 나갔을 듯.
하지만 육수가 시원하고 맑은 게 진짜 맛나서 계속 고기와 함께 흡입했더니 나중에 칼국수 먹었다면 부족했을 거야….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는 모양. 이것도 옆 테이블에서 배웠다.








그리고 간단하게 2차 할 곳을 찾다가 다시 동대문 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2층 커피 감을 들렀다.
밀크 티. 향도 맛도 연하고 부드럽다.

대추차에 같이 나온 신기한 수저!

앉아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나는 포즈.

그리고 누울 수도 있다!
하나 가지고 싶었음…


그리고 감에서 제일 놀랐던 건, 흡연 구역과 비흡연 구역이 나뉘어져 있다는 거.
별로 안 놀라운 사실 같지? 근데 내가 카페나 기타 등등에서 봐왔던 흡연 구역과 비흡연 구역이라는 건 대체로 그냥 옆자리에 흡연자/비흡연자가 안 온다는 것뿐이지 한 공간이었다. 감에서는 자동문으로 완전히 차단해놨다.
오오 공기가 깨끗해! 흡연 구역으로 세 사람쯤 들어갔는데 담배 냄새가 하나도 안 나!
다음에 또 동대문 오면 가야겠다. 맛도 괜찮고 분위기는 더 괜찮음.


덧글

  • 레드피쉬 2012/02/12 22:17 # 답글

    여기가 진옥화 닭한마리인가요ㅎㅎ

    가까운데 한번도 못가봤네요;;맛있겠어요ㅎㅎ
  • 파김치 2012/02/13 11:29 #

    레드피쉬님, 가게 이름은 잘^^; 그런데 맛있었어요!
    매일 집에서 스스로 하던 백숙 먹다가 닭한마리 먹으니까, 그동안 제가 요리했던 닭들에게 미안해질 지경!
  • 흑곰 2012/02/12 22:20 # 답글

    닭한마리 좋죠 ㅇ_ㅇ)b
  • 파김치 2012/02/13 11:29 #

    흑곰님, 맛났어요! 양이 약간 많아서 칼국수 못 먹은 게 아쉽네요.
  • greenmovie 2012/02/13 03:51 # 답글

    저 지옥의 다데기를 넣고 한 번 흡입해보고 싶습니다용...ㅠㅠ
  • 파김치 2012/02/13 11:32 #

    greenmovie님, ㅎㅎㅎㅎㅎ저거 넣은 것도 정말 한 숟가락의 반의 반 넣은 거였어요. 푹푹 떠넣었으면 정말 얼큰하고 매웠을 듯!
  • 2012/02/13 10: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김치 2012/02/13 11:33 #

    충무로에도 있는 건가요. 여기저기 분점이 많인 곳이군요. 동대문도 맛있었어요~
    카페도 맛도 괜찮았고 흡연/비흡연 구역이 딱딱 나뉘어져서 정말 편했구요. 우연히 들어가 본 곳인데 좋아서 기분 좋았습니다/ㅁ/
  • 아르메리아 2012/02/13 11:48 #

    충무로에 분점이 있는게 아니라 제가 닭한마리를 먹을 때 주로 충무로로간다는 말이었어요^^ㅋㅋ
  • 파김치 2012/02/13 21:48 #

    다른 거구나ㅎㅎ
    닭 한 마리가 어떤 건지 잘 몰라서 헷갈렸네요!ㅎㅎ
  • 여람 2012/02/13 13:04 # 답글

    오오 풍부한 이 사진들;ㅂ; 맛있었어요, 또 생각나네요~
  • 파김치 2012/02/13 21:46 #

    여람님, 근데 찍을 땐 살짝 민망했어요..ㅎㅎㅎㅎ
  • 엘민 2012/02/13 17:15 # 답글

    우와, 닭 한 마리 칼국수 예전에 자주 가서 먹었었어요. 새콤매콤한 소스에 고기 찍어 먹고 칼국수 해먹으면 든든하죠 ㅋㅋ 저 스푼도 왠지 탐나요 :D
  • 파김치 2012/02/13 21:47 #

    엘민님, 새콤매콤한 소스?! 저 곳엔 그런 거 없었다 파문..
    칼국수까진 못 먹어서 아쉽습니다. 고기 먹기도 벅찼어요ㅠ
  • utena 2012/02/13 20:30 # 답글

    아니 저런 숟가락을! 만들어야겠다!(..)
  • 파김치 2012/02/13 21:47 #

    utena님, 저만큼 긴 숟가락 찾는 게 더 힘들겠어요!;
  • 펜헤릭스 2012/02/14 13:02 # 답글

    메인에 뜬 포스팅 제목 보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2층 커피감이면 유리문 열고 올라오셨겠군요.

    일하는 곳과 같은 층에 있는데 오픈할때 기념으로 한잔 돌린것 이외에는 가본 적이 없네요;
  • 파김치 2012/02/14 18:20 #

    펜헤릭스님, 오, 맞아요, 2층으로 유리문 열고 올라갔어요. 같은 층에서 일하시는군요!
    한 번쯤 가보기 괜찮은 카페 같아요+ㅁ+
  • Niveus 2012/02/14 14:25 # 답글

    3층짜리 건물인 집이라면 칼국수 추가가 안됩니다.
    한번 넣어달라면 그 양으로 끝.
    ...근데 근처 다른 가겐 다 추가 됩니다 -_-;;
    (일단은 그 3층짜리가 원조로 알고있음)
  • 파김치 2012/02/14 18:21 #

    Niveus님, 그렇군요. 그런데 가본 가게가, 3층인지 아닌지가 잘 기억이 안납니다.;
    가게 이름도 그 근처는 죄다 원조라고 쓰여 있었던 것 같고..
  • 뽀다아빠 네모 2012/02/14 18:01 # 답글

    예전에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납니다.

    그러고 보니 닭한마리 먹어본 지....꽤 오래되었네요.
  • 파김치 2012/02/14 18:22 #

    뽀다아빠 네모님, 아, 그러고보니 저희 먹고 있을 때도 포장 해서 가져가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생각보다 훴니 맛있어서 계속 기억에 나네요, 저도!
  • 2012/02/14 23:16 # 답글

    우와 여기 꼭 가보고 싶어요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 파김치 2012/02/15 10:57 #

    결님, 정말 맛있어요! 주변에 닭 한 마리가 많아서 정확히 어떤 가게인지 콕!! 집어 말씀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ㅅ;
  • 2012/02/15 22: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김치 2012/02/16 00:23 #

    헐?! 이게요? 그런 곳은 잘 쓴 글만 올라가는 게 아닌가요?!
    일단 무엇보다 아까 엠에센에 남겼던 말을 보셨던 모양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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