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의 삶



미하시의 잠 못 이루는 밤 시즌 투, 크게 휘두르며 17 읽었습니다



크게 휘두르며 17 - 8점
히구치 아사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이를테면 이 권은 하루나를 위한 한 권이었습니다.
반 정도는 하루나와 하루나가 속한 팀의 경기로 썼고, 그 후의 반도 하루나는 없지만 하루나의 존재감을 짙게 드리우는 에피소드거든요.
자존감은 낮고, 지금 이기는 것도 거의 아베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미하시는, 제대로 이끌어주는 포수가 없는(아마 '길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하루타 탓도 있는 듯 하지만) 하루나에게 아베가 붙었다면… 혹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하간 미하시는 중학 3년 내내 공을 두들겨 맞았으니까요=_=;; 그런데도 고등학교 올라와서 아베를 만나 이길 수 있었고. 그러니까 승리 = 아베의 공식이 성립되는 거라니까요, 미하시 내에서는.

그리고 보통의 자존감을 가졌더라도, 하루나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포수의 리드에 화를 내는 아베를 본 순간 생각했을 거에요. '사실은 하루나와 계속해서 배터리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 전에 미하시도 스스로 생각한 적 있었죠, '백이면 백 모두 하루나 선배를 원한다고 말할 거야.' 라고.

워낙 아베는 볼 배합 덕후니까 이러쿵저러쿵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죠. 만일 조금만 더 문과적이었다면 대화가 좀 됐을지도? 자기 생각을 스트레이트하게 전한다고 스스로는 생각하지만, 요점이 전달됐다고 해서 뜻이 전달되는 건 아니니 말입니다. 더 솔직하고 빠진 부분 없이 전달 할 수 있다면….
사실, 아베 역시 아직 하루나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닙니다. 원래 기질은 충만했었겠지만, 확실히 볼 배합 덕후가 된 것도 아마 제구 안되는 하루나 탓이었을 테고, 투수를 고르는 기준은 하루나 반대 기준이고, 다른 투수들을 분석했을 땐 이입 하지 않고 분석해 '이기는 것'만 생각했던 아베가 하루나 때에는 이 투수를 상대로 이기는 것보다 먼저 이입해 버렸죠….
부정적인 사고 회로를 가진 미하시인데 그런 걸 놓칠리가. 아베의 딴에는 별 일 아닌 대화도 미하시한테는 워낙 크게 다가오니까요.

거기에 또 아베도 벗어나지 못한 건 마찬가지니까 미하시의 말에 그야말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을 쿡 찔린 듯.


그래서 전반적으로 잠 못 이루는 미하시 시즌 2.
다른 사람이 아무리 나이스 피칭이라고 해도, 정말로 인정 받고 싶은 건 포수 하나라…. 홋홋.



그나저나 수영장 씬에서 나온 어른 거시기는 대체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음.
하여간 미즈타니는 야구하는 아이들 중에서 제일 아이돌 풍. 약간 심약해 보이긴 하는데 발랄하고.
사카에구치 진짜 좋아하는데 이번 권에서는 안나와서 좀 속상요. 흐구흐구. 우리 귀여운 밤톨머리!ㅠㅠㅠ다른 멤버들은 다 부모님이 계시는데 사카에구치네는 안 계셔서 자기 시합 나가면서도 동생 챙기는 거 보고 흐구흐구ㅠㅠㅠㅠㅠㅠ귀여운 것 기특한 것ㅠㅠㅠㅠㅠㅠ
이번 권에선 오키가 많이 나와서 성격 확립? 평영도 잘한다고 하고ㅋㅋㅋㅋ그전에도 오키가 아베가 미하시한테 큰 소리 칠 때 움찔움찔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다른 멤버들은 '읭…' 정도로만 받아들이니까 오키가 깜짝깜짝 놀라는 게, 미하시만 소심한 게 아니라 아베 역시도 좀 심하게 말하는 편이라고 확 와닿았어요. 코만 보통이었어도-_-.....

오타가와가 크흥크흥 하는 것도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드래곤 라자의 오크였나……?


덧글

  • 여람 2012/04/24 11:48 # 답글

    오오 깨알같이 재미있는 분석이시네요//ㅅ//
    아베의 딴에는 별 일 아닌 대화도 아베한테는 워낙 크게 다가오니까요. <-요 부분의 두번째 아베는 미하시로 읽히는데 오타인 것 같아요'ㅂ'
    서평을 통해 모르던 책을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서평의 묘미는 내가 읽은 책을 남은 어떻게 읽었느냐 하는데 있는 것 같아요>ㅂ<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파김치 2012/04/24 12:49 #

    여람님, 앗앗;; 고쳤습니다, 감사해요, 알려주셔서!
    깨알 같이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네요~ 하긴 이거 미묘하게 스포일러가 많으니 뭐 일단 책을 읽고 나서야 서평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여람님의 감상도 올려주세요!
  • 라히오 2012/04/24 13:01 # 답글

    17권은 아직 못 봤는데, 사카에구치가 안 나오나요!!!! ;ㅁ;
    ㅠㅠ
    아베가 원톱, 사카에구치, 미즈타니가 투톱 애정인 저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ㅠㅠ 그냥도 미즈타니랑 사카에구치 출연도가 높지는 않은데 ㅠㅠ 사카에구치가… ㅠㅠ 으흑.
    하루나와 아베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관계인 것 같은데 이번 권이 하루나의 권이라니 빨리 보고 싶네요. XD
  • 파김치 2012/04/24 16:41 #

    라히오님, 원래 사카에구치는 비중이 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이번엔 정말 팀원 합숙 때문에 가끔 얼굴 비치는 정도였습니다. 으으. 그나마 시합 때면 워낙 잘 굴려주니까 나오긴 하는데 말이에요!ㅠ3ㅠ
    하루타와 아베는 이번 권에서 "꼬인" 관계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아마 다음 권에서든지 혹은 직접 두 팀이 시합을 하면서 풀릴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당장 하루나보다 미하시와의 관계 정립이 시급합니다-_-;;;; 거기다 미하시가 말한 게 은근히 아베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을 콕 찌른 듯 해요.
  • izland 2013/11/25 03:58 # 삭제 답글

    미하시 정말 귀여워요. 아마 그 '어른 거시기'는 포경수술한 걸 말하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와 달리 포경이 일반적이지 않은 나라가 많다고들 하더라구요.
  • 파김치 2013/11/25 11:18 #

    아하…! 처음엔 사이즈 이야기인가 했었는데 다음 컷에 그런데 크기는 어쩌고 하는 대화가 또 있어서 정말 무슨 소린가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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